이슬람과 서구는 왜 갈등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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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테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구와 이슬람간의 역사를 이해해야 합니다.

서구와 이슬람은 1차 2차 세계대전까지 적어도 1200여년 간 지배 피지배의 지울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711년 아랍군대가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고, 732년에는 프랑스 파리 교외 푸아티에까지 진출합니다. 그때부터 800년간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는 이슬람의 땅이었고 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 남부도 200년 이상 아랍의 지배 아래에 있었습니다.

지배 피지배의 기억을 가진 서구와 이슬람

동부전선에서는 1453년 오스만터키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고 발칸 반도가 이슬람화되죠. 1683년에는 유럽 최강국이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비엔나가 세 차례 공격을 당합니다. 711년 지블롤터 해협을 공격한 데서부터 1683년 비엔나가 공격 당할 때까지 약 1000년간 서구는 한 번도 이슬람 세계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기독교 유럽 세계가 이교도 이슬람으로부터 천년간 지배를 당하고 위협과 공포를 느꼈다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슬람포비아, 이슬람 공포증, 이슬람 혐오증의 역사적 뿌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후 한 백년간 서구와 이슬람세계가 냉전 시기를 거쳐서 이제 서구가 이슬람을 지배하게 되는, 힘의 강약이 바뀌는 결정적인 계기가 1798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정벌입니다. 이때부터 200년 동안 모든 이슬람 세계는 한 지역도 예외 없이 서구의 지배를 받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지배를 받고, 필리판 남부 이슬람지역은 스페인 지배를, 이슬람국가였던 인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가 영국 지배를 받고, 북아프리카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지배에 들어가고, 중동전역을 영국과 프랑스가 분할 지배하면서 200년 이상 서구의 지배를 받습니다.

1, 2차 세계 대전 동안에 지금의 아랍국가들이 대부분 독립한 것이죠. 천년간 지배했던 서구로부터 거꾸로 200년간 지배를 받았을 때 피식민국가로서의 모욕과 고통과 문화적 파괴에 대한 저항감 등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는 것입니다.

화려했던 과거와 피지배의 굴욕이 극단주의 배경

물론 90%가 넘는 대다수의 이슬람 국가 국민들은 현실을 수용하고 서구와 협력 공존하면서 실리를 취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세에 화려했던 과거를 잊지 못하고 서구의 식민지 지배를 뚜렷이 기억하는 일부 급진세력 약 5%는 사사건건 적개심과 분노를 표출하는 극단주의로 돌변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전체에서 5% 미만에 불과합니다. IS나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들은 57개 이슬람국가 모두가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은 반인륜적, 반종교적 테러집단입니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이런 테러가 뉴스가 되고 해외토픽이 됩니다. 이슬람 주류의 생각과 문화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사건사고 뉴스 중심의 틀을 중심으로 이슬람세계를 바라봅니다. 우리나라도 해방 이후 60여 년 동안 체계적으로 축적된 지적인 편중과 편식이 이슬람 세계를 잘못 이해하게 만드는 지적 걸림돌이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세계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뉴욕타임즈나 워싱턴포스트를 중심으로 AP, 로이터, UPI, 최근 들어서는 CNN, 타임즈까지 다 유대 중심의 언론입니다. 전쟁 상황 속에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아랍세계를 바라볼 때 전쟁 당사자인 적대적 이해 당사자의 시각과 자료를 통해서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적대적 이해 당사자가 장악한 세계 미디어

역사적 트라우마가 없는 우리는 얼마든지 협력적 파트너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언론의 편중과 적대적 이해당사자의 시각을 통해서 또다른 세계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국민 전체가 이슬람을 어떤 악마의 대상이나 적대적 이해 당사자로 생각하는 심각한 인식의 왜곡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제에 35년 동안 지배 받은 트라우마가 남아 있지 않습니까? 사실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 교과서 왜곡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배와 피지배를 경험한 국가 사이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논쟁입니다. 제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다른 나라와의 축구 A매치 경기에서 지는 건 용서가 되는데 한일간 축구 경기에서 지고나면 국민 모두가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었어요. 아직도 강한 역사적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는 거죠.

거기에 비해 이슬람과 서구 사이에 1200년간 만들어진 지배 피지배의 트라우마라는 것은, 한일관계를 생각해보면, 그보다도 훨씬 강한 적개심 역사적 기억, 그리고 지울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고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이슬람과 서구를 이해하는 좋은 관점이 될 것입니다.


* 이 인터뷰는 북클라우드(www.bookcloud.kr)가 주관한 ‘세계의 진실을 가리는 50가지 고정관념'(서해문집) 북토크쇼(2015년 2월 10일)를 앞두고 사전 인터뷰 형식으로 촬영한 영상입니다(2015년 1월 30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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