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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라마단 첫날 풍경 @아랍 에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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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고통을 함께 느끼며 공동체의 연대감 확인

2015년 라마단은 6월 18일부터 시작해 한 달 간 지속됩니다. 이 기간 중에는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아니 하면서 인내하고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해가 있는 낮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으며 철저히 금식하지만, 새벽 일찍 일어나 음식을 만들어 먹고 해가 진 뒤에는 충분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끼니로는 한끼에 불과하지만 더운 여름에 한 달간 물까지 마시지 못하니 보통 고통스러운 게 아니랍니다.

한국에서는 새벽 3시반부터 금식이 시작된다고 합니다(한국에 사는 외국 무슬림에게 확인한 내용입니다). 요기를 하려면 그 전에 일어나서 먹어둬야 합니다. 나라마다 해 뜨고 지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금식 시간은 나라별로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가장 짧은 곳은 한창 겨울인 남반구 남쪽 나라로 칠레로 11시간 30분이고, 남아프리카는 12시간 6분입니다. 가장 긴 곳은 북반구 고위도 지방으로 아이슬란드가 무려 22시간입니다. 라마단을 엄격하게 지킬 경우 남은 두 시간만에 아침과 저녁식사를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약 17시간 30분 정도로 추정됩니다.

라마단의 의미는 매우 깊습니다. 또 공동체 지향적입니다. 부자든 권력자든 가난하든 상관 없이 모두 똑같은 조건에서 신이 명한 고통을 함께 체험합니다. 말로만 고통을 함께 하는 게 아니라 한 달간 실제 고통을 함께 느낍니다. 이 시간을 통해 억울한 자, 가난한 자, 빼앗긴 자의 고통과 소외를 직접 느낍니다. 엄청난 연대감이 만들어지는 시간들입니다. 전세계 무슬림들이 지난 1,500년 동안 똑같이 이 고통에 동참한다니 상상만 해도 가슴 뛰는 의례가 아닐까요? 그래서 라마단이 끝난 직후 기부와 선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라마단 기간 동안에는 금식만 하는 게 아니라 금욕도 합니다. 도덕적인 절제와 과욕을 다스리는 훈련장인 셈이죠. 그렇다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대 의무는 아닙니다. 14세 이하 어린이와 자기 행동을 책임지기 어려운 지적장애인들, 노약자들, 단식하면 건강이 악화되는 환자들, 장거리 여행자들, 임산부와 수유기간의 산모 등 은 금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각자 자유 의지에 따라 단식 수행 기간을 연기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단식을 거행하다가 무심코 위반 행위(취식, 흡연, 성행위 등)를 했을 때 그 순간 행동을 멈추면 단식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물론 고의로 위반하면 무효가 되겠죠. 또 여러 가지 이유로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라마단 달이 끝난 후에 자기가 편리한 날을 잡아 부족한 날만큼 채우면 됩니다(참고,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2011), 청아출판사).

그렇다고 따로 특정 기관이나 조직이 라마단을 관리감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슬람에는 성직자 제도가 없습니다. 기독교 교회처럼 출석 체크하며 기도하는 총동원 시스템 같은 것도 없습니다. 오로지 신 앞에서 단독자로 자기 행위에 책임을 집니다. 자기 이름과 명예를 걸고 한달 간 단식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라마단 첫날

아래 사진들은 아랍 에미레이트에서 일하고 계신 ‘둘라뱅크’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라마단 첫날 풍경입니다. 연일 사람들로 북적이던 동네 쇼핑몰이 텅 비었죠? 하지만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있는 나라라 그런지 약간 유연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워낙 관광객이 많은 나라라 그런지 라이선스를 추가로 받은 식당들은 낮에도 영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푸드코트 안에 있는 식당은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고 하네요. 사우디 아라비아 같은 근본주의 색채가 강한 나라는 그마저도 불가능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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