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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에 한식당만 스무 곳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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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의 카자흐스탄 편지] (3) 상큼한 봄나물이 그리운 4월

 

향긋한 봄나물이 그리운 계절이다.

구수한 된장에 들기름을 넣고 아니면 새콤한 초고주장에 버무려도 좋은 봄나물들. 생각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카자흐스탄에 21년째 살면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다양한 나물과 싱싱한 생선을 맛볼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요 며칠 카자흐스탄은 동장군이 물러가기 싫은 모양인지 아니면 봄이 오는걸 시기해서인지 눈까지 내려 시장에는 얼었다 녹은 야채들도 버젓이 팔리고 있어 상큼한 “봄 맛”을 더 그리워하게 한다.

제목 없음

지난 4월1일, 알마티에 내린 눈으로 인해 도시 주변에는 한겨울 같은 눈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은 알마티 시민들의 식수로 사용되는 알마라산 수원지에서 시내로 내려오는 파이프 라인

광활한 스텝에 유목민으로 살아온 카자흐인들은 고기가 없는 식탁은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닌 걸로 간주한다. 카자흐인들은 양고기를 주로 먹는데 “샤슬릭”이라고 하는 고치구이를 주로 먹고 감자와 함께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육식위주의 식생활로 국민건강에 큰 문제가 발생되자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샤슬릭을 먹을 때 양파를 의무적으로 먹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카자흐인들은 고기를 좋아한다. 야채는 생오이와 토마토 위주로 먹고 마요네즈에 샐러드를 해서 먹는 정도이다.

Shashlik

카자흐인들이 즐겨 먹는 러시아식 샤슬릭

그래서인지 한국음식을 맛본 현지인들은 고기 요리가 적은 것에 놀라고 다양한 채소들로 만든 반찬류에 두 번 놀란다. 수년 전 카자흐스탄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그 이후 카자흐인들에게 한식은 고기 뿐 아니라 다양한 채소를 사용하고 된장,고추장, 간장 등 양념의 맛이 오묘하게 어우러진 건강식으로 사랑 받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고려인 동포들이 만든 고려식 김치(고추를 갈아 만든 배추김치. 액젓 대신 민물 생선을 넣기도 한다)나 당근채 고사리 나물 등이 있기는 하였지만 불고기, 잡채, 김밥, 비빕밥 등을 맛본 현지인들은 한식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갔다. 최근에는 고려인과 한국교민들이 운영하고 하는 한식당이 이곳 알마티에만 스무 곳이 넘는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지옥 같은 열차에 실려 셀 수 없는 날들을 달려 종착한 낯선 카자흐땅에 버려지다시피한 우리 고려인 동포들. 그 언 땅에서 토굴을 파고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살아남아 새봄을 맞이하고 그 땅에 볍씨를 뿌리고 배추씨를 뿌려 생명을 이어갔다.

그 생명력은 오늘까지 이어져 이 곳 카자흐 땅에 한식사랑의 씨앗이 움터 열매를 맺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시금 상큼한 봄나물이 그리운 알마티의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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